삼성전자, 불법 아동노동 의혹 중국 하청공장
납품 다시 허용
김원식 뉴욕 특파원 발행시간 2014-08-07 15:08:40 최종수정 2014-08-07 23:39:58
삼성전자가 불법 아동노동 의혹이 불거진 중국 하청공장의 납품을 전면 중단토록 한 지 한 달도 안 돼 다시 납품을 허용해 비난 여론에 따른 모양새 맞추기에 급급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6일(아래 현지시간) 영국의 ‘BBC’,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의하면 “삼성전자는 중국 법에 금지된 16세 이하 아동 5명을 고용한 의혹을 받아 납품을 중단시킨 중국 관둥성 동관시에 있는 ‘동관신양전자’와 기존 납품량의 30%를 줄이는 범위에서 재납품을 받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0일,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 노동자 인권감시 단체인 ‘중국노동자감시(China Labor Watch)’는 보고서를 통해 “동관에 있는 신양전자에서 16세 미만 아동 5명이 일해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중국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고발하기 위해 젊은 활동가를 이 공장에 위장 취업시켜 미성년자로 보이는 소녀 3명과 소년 2명을 접촉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고서 발표 직후 해당 사건은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는 물론 한국 언론에도 집중 보도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이 중 한 소녀가 인터뷰에서 “(공장 관계자가) 다른 공장에서 신분증을 빌려와 허위로 등록했으며, 공장에 들어갈 때도 직원들을 확인하는 시스템이 그다지 엄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관해 삼성전자는 지난달 14일, 성명을 발표하고 “삼성의 엄격한 ‘아동노동 무관용정책(zero tolerance policy on child labor)’에 따라 이러한 의혹이 발생한 공장과 임시 납품 중단을 결정했으며 아동 노동을 금지하고 있는 삼성의 이러한 노력에도 납품 업체에 해당 의혹이 발생한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 성명에서 “2013년 이래 지난 6월 25일까지 삼성은 해당 공장에 3차례 감사를 시행했으나, 아동 노동 사례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러한 의혹 제기 이후 지난 6월 29일 행한 다른 차원의 조사에서 임시 직원 채용 과정에서 현지 인력파견업체의 불법적인 고용 절차가 행해졌다는 것을 발견했고 중국 당국도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는 “만일 조사 결과 납품업체가 진실로 아동을 불법 고용했다면, 삼성은 아동 노동 무관용정책에 따라 영구적인 납품 거래 중단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삼성의 이러한 단호한(?) 의지 표명은 한 달도 안 되어 다시 재납품을 받는 것으로 결론이 난 꼴이다.
인권단체, “아동 고용 막으려면 삼성전자가 납품 가격 현실화 등 근본적인 개혁해야”
삼성전자는 7일, 이번 납품 재개 결정에 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전화 인터뷰와 이메일 답변을 통해 “8월 초 이미 거래를 개시했다”며 “삼성전자는 동관 신양과의 잠정적 거래중단을 해지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답변에서 “중국 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동관 신양이 직접 아동공을 고용하지는 않았지만, 아동공 고용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동관 신양의 협력사 관리 소홀에 삼성전자는 올해 동관 신양에 대한 거래 규모를 지난해 거래 규모 대비 30%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신양전자에 관한 중국 정부의 (조사) 발표는 어느 기관이 언제 발표한 것이며 삼성전자는 어떻게 통보받은 내용인지”에 관한 질의에 “중국 당국(노동국, 공안)으로부터 확인받았으며, 통보시기와 방법을 당사가 자세히 확인해 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상황에 따라 납품 축소비율을 높일 수 (혹은 줄일 수도) 있느냐”의 질문에는 “답변해 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바란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결정에 관해 이번 아동 노동 고용 의혹을 제기하고 보고서를 발표한 ‘중국노동자감시’ 단체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삼성은 신양(전자)이 전체 노동자들을 해고하지 않아도 되게끔 이러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납품량을 줄인 것은 미성년자 고용이 가져올 엄청난 결과를 다른 공장에도 경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삼성이 신양이나 고용 회사가 자신들 모르게 이러한 법을 위반했다고 그들을 비난하고 있지만, 삼성 하청업체가 노동법을 위반하는 것은 근본적으로(integrally) 삼성이 그들에게 제품 생산에 있어 빠듯한(tight) 가격과 시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삼성이 보다 현실적인 (납품) 가격과 시간을 포함해 제도적인 개혁을 단행하기 전에는 이러한 아동 노동 고용은 하청업체에서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노동자감시’는 지난 2012년 8월에도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중국 내 협력 업체들이 미성년자를 불법 고용하고 초과 근무를 강요하는 등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발표했었다. 당시에도 삼성전자는 제기된 이러한 의혹과 문제점들을 2012년 말까지 바로잡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중국에서 만 16세 미만 아동들의 노동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