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orbis
- 목화는 우즈베키스탄 수출액의 8%를 차지한다. 우르겐치에서 한 여성이 목화를 따고 있다.
철강기업으로 잘 알려진 한국 포스코가 국제 인권운동가들의 타겟이 됐다. 성인 및 아동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우즈베키스탄 목화를 구매하는 것 때문이다. 사측은 강제노동 관행을 멈추도록 우즈벡 정부에 요청했다지만 우즈벡 목화에 대한 구매를 중단할 계획은 없다.
NGO 네트워크인 코튼캠페인은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에 우즈벡 공장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 우즈벡 정부가 성인 및 아동 강제노동을 멈추게 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우즈베키스탄은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목화 경작과 수확을 위한 강제노동이 이뤄지는 나라다. 코튼캠페인에 참여한 워크프리와 공익법센터 어필(APIL)은 지난달 대우인터내셔널 본사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워크프리 관계자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은 우즈벡에 최대 규모 목화가공 공장들을 운영하고 있어 우즈벡 목화산업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다. 코튼캠페인은 의류업체들에게 대우인터내셔널이 판매하는 면을 구입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일부 서구 의류업체들은 최근 우즈벡산 목화가 함유된 제품을 (알고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자사 우즈벡 공장에서는 강제 혹은 아동노동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확기에 강제노동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그런 강제노동으로 수확한 목화를 구입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회사가 우즈벡 정부를 상대로 강제노동에 대한 우려를 표했으며 강제노동 관행을 중단하도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언제부터, 어떻게 강제노동에 관해 알게됐는지는 언급을 피했다.
지난달 우즈벡 정부와 접촉한 미국 정부 관리들은 우즈벡 관리들이 사적인 자리에서나마 아이들을 목화 수확에 동원했다는 사실을 생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강제노역이라는 점은 부인했다고 한다. 우즈벡 정부는 2012년까지도 성인 및 아동 강제노동 자체를 부인했다.주한 우즈벡 대사관은 이와 관련한 인터뷰 요청에 답신하지 않았다.
미 노동부는 우즈베키스탄을 ‘최악 형태의 아동노동(Worst Forms of Child Labor)’ 국가 명단에 포함시키고 있다. 우즈벡이 2012년 최소 10살난 어린이들까지 충분한 음식과 깨끗한 식수, 위생시설이 제공되지 않는 목화 수확에 동원했다는 것.
미 무역개발법과 유엔 국제노동기구(ILO)는 노예와 인신매매, 아동매춘 혹은 포르노, 마약 생산∙거래 같은 불법적 활동에 아동을 이용하는 행위, 그리고 “본질적으로 혹은 행해지는 환경(조건)을 감안할 때 아동의 건강과 안전, 정신을 해칠 가능성이 큰” 노동 등을 최악 형태의 아동노동으로 규정한다.

- Reuters
- 우즈벡 수도 타슈켄트에서 서쪽으로 50마일 떨어진 치나즈의 목화밭에서 농부들이 일하고 있다.
ILO는 지난해 수확기(8~9월) 동안 실시한 조사를 통해 체계적인 아동노동 착취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의 아동노동은 있었다고 밝혔다. ILO 관계자는 이는 지난해에만 국한된 것이며, 성인노동이 강제로 이뤄졌는지를 증명 혹은 부정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우즈벡 법은 강제노동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법적으로 금지하고 ILO 협약을 받아들였다고 해서 인권침해가 근절됐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지난달 말 열흘간 우즈벡을 방문했던 노동부 관리의 설명이다.
우즈벡은 근로자 최소 연령을 15세로 규정하고 최악 형태의 아동노동을 금지한 ILO 협약을 비준한 나라다.
노동부 관리는 “강제 혹은 아동노동 실태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평가하긴 시기상조”라며 “강제노동을 자행하는 나라 중엔 미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ILO 협약을 비준한 나라도 있다”고 말했다.
우즈벡 방문 당시엔 정부 관리, 현지 언론인, 운동가들과는 만났지만 현장을 답사할 기회는 갖지 못했다고 한다.
주한 우즈벡 대사관은 지난해 우즈벡 정부가 ILO 조사관들에게 800회 이상 예고없이 학교와 농장, 목화밭을 답사할 수 있게, 또한 1,600회의 인터뷰도 할 수 있게 허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강제 혹은 아동노동을 근절하기 위해 우즈벡 정부와 공공 및 민간 기관들이 ILO에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LO 관계자는 “법이 아니라 관행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즈벡 대사관이 발표한 4쪽에 걸친 성명에는 수확기에 강제노동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언급이 없다.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은 채 우즈벡 정부가 수확을 80~85% 기계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할 뿐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우즈벡에 목화가공 공장 2곳을 운영한다. 지난해엔 1억5,100만 달러어치 제품을 생산했다. 사측은 2020년까지 수치를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국조폐공사와 합작공장도 운영한다. 은행권과 상품권, 여권 등 특수 제지용으로 쓰이는 면화뭉치를 만드는 공장이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사측이 수확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방과후 학교를 재정지원하며 매월 학교를 방문해 이행여부도 확인한다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우즈벡 공장 중 하나인 ‘대우 텍스타일 페르가나’는 러시아와 중국, 이란, 터키 등지로 제품을 수출한다.
한국조폐공사 관계자는 강제노동과 관련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으며 목화수확기계 1,000대를 구입해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즈벡 공장에서 생산된 면화는 한국과 페루 지폐를 제조하는데 사용됐다고 한다.
목화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던 1876~1991년까지 우즈벡의 주수입원이었지만 독립 후 생산량이 35% 감소하며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약화됐다. 현재 목화가 우즈벡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 정도이며 대부분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미가공 목화의 형태로 러시아, 중국, 방글라데시 등으로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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